도덕의 계보학, 쉽게 읽기 - 머릿말 [01]

2020. 8. 24. 02:53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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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iedrich Wilhelm Nietzsche(1844~1900), 독일의 철학자, 심리학자

  니체가 하려는 것은 현대인을 극복하려는 일입니다. 니체가 보기엔 현대인은 잘 길들여진 가축에 불과하고 더 나은 유형의 인간이 출현하는 것을 기대합니다.  니체는 이러한 최고의 인간 유형을 위버멘쉬(Übermensch)라 부르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이를 초인(超人)으로 번역한 것을 자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은 생각은 '인간'은 사회조건이나 특정한 관념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며 얼마든지 다른 것으로 만들어질 수 있다는 생각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의도와 생각은 자주 인용되는 다음의 글에서 잘 나타납니다.

나 너희에게 위버멘쉬를 가르치노라. 사람은 극복되어야 할 그 무엇이다. 
(2012, pp.16-17)

  인간이 유약화 하는 원인을 니체는 도덕이라고 보았습니다. 사람들은 마치 도덕이 절대적인 것으로 충성하면서 살아갑니다. 아무도 강제하지 않는 도덕을 내면화해서 스스로를 괴롭히는 사람을 우리는 쉽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고통받으면서도 부모의 빚을 반복적으로 갚아주는 자식의 사례나 그 외에도 상처받는 관계를 유지하는 사례들... 이는 모두 유약화된 인간이 보이는 행태입니다. 심지어는 자신이 인간으로 태어났다는 것을 이유로 스스로 죄인으로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죠. 선악 관념이 마치 실제 하는 것처럼 말이에요.

도덕은 마치 스스로 매단 쇠사슬과 같습니다.

  이러한 가축화된 인간을 해방시키기 위해서 니체가 취한 방법은 도덕관념들의 "역사적" 기원을 들추어내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사람들이 주어진 것으로 받아들이고 살아가는 것들이 사실 인간들이 만들어낸 발명품이라는 것을 밝히는 것입니다. 이를 통해 우리는 도덕관념이 사실은 절대적인 것이 아니고 시대에 따라서 변화해왔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비로소 도덕관념은 어렸을 때만 무서웠던 망태 할아버지와 같은 지위로 떨어지게 되며, 이를 인식한 인간은 자유를 얻게되죠. 이러한 인간만이 "인간이라는 유형이 다다를 수 있는 최고의 강력함과 화려함에" 도달할 준비가 된 겁니다.

  플라톤 이후 그리고 니체 이전에 이런 시도를 하려는 사람은 부분적으로만 성공하였습니다. 관점만 바뀌었지 여전히 선과 악은 신의 이름 아래 여전히 절대적인 관념이었죠. 이런 이유로 니체는 현대철학의 문을 연 철학자로 인정받게 되었습니다. 이후의 사상과 문학에도 막대한 영향을 주었죠. 그래서 거창하게는 나의 삶을 다소간 자유롭게 재구성하는 데에, 소소하게는 취미생활의 풍부함을 위해서라도 니체를 읽을 필요가 있습니다.  


참고자료
Friedrich Nietzsche(1887). 도덕의 계보학(홍성광 역). 서울:연암서가(2020)
Friedrich Nietzsche(1885).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정동호 역). 서울: 책세상(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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