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 만드는 4000억 자산가의 조언 - 돈의 속성, 김승호

2020. 12. 4. 05:24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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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양산형 도서일까?

  저는 자기 개발서를 싫어합니다. 자기 개발서는 마취제일 뿐 결코 삶을 바꿀 수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단순히 독자를 속여 돈 벌기 위한 수단에 불과하다고 생각해왔습니다. 이는 20대에 읽었던 자기 개발서 중에 기억이 남는 책이 거의 단 한 권도 없었기 때문인데 이 책도 제목부터 <돈의 속성>인 만큼 수상한 냄새가 마구 났습니다. 늘 그랬듯이 무시하고 넘기려고 했는데 어느 순간 눈에 밟히기 시작했습니다. 서점에서도 유난히 눈에 띄었고 교보문고 사이트를 들낙날락하는 도중에 자꾸 신경 쓰이게 만들어 읽어보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여러 번 읽어야 이해가 되는 책들에 지치기도 했고 역시 조회수에는 돈 관련된 책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했습니다. 

  이런 편견과 한스푼의 욕심이 이 책을 선택한 이유가 되었지만 뭐 결과적으로 책을 다 읽고 나서는 편견이 틀렸다고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자신의 경험담 위주의 글이며 단순한 논리로 설득하지만 내용 하나하나에 진심이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경제학 관련 전공이나 교양 수업을 들었던 사람, 베스트셀러 주식투자 관련 책을 읽어본 사람이라면 크게 새로울 것 없는 내용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를 저자만의 해석 방식으로 제시하여 저의 사고방식을 바꿔버리는 부분도 있었습니다. 전자책 기준으로 292 페이지로 길지만 쉽게 읽히며 무엇 보다도 우리 가족의 실패와 관련해 읽을 구석이 너무 많아서 재미있는 책이었습니다. 

02 부자가 되기 위해서는 무조건 투자하라.

  저자는 시종일관 부자가 되기 위해서는 투자를 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제가 알고 있는 투자에 대한 이미지는 "될법한 회사에 주식을 사서 오르면 판다" 정도였는데 저자는 투자도 사업의 일종으로 취급하여 일반적인 주식 투자에 대한 개념을 살짝 비틀어 버립니다. 요컨대 저자는 금수저로 태어나지 않은 사람이 부자가 되기 위해서는 사업을 해야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사업을 두 가지 유형으로 나눕니다.

1. 직접 창업하라

2. 성공한 사업에 올라타라 = 투자하라  

  그는 시간을 갈아넣어 돈을 벌지만 노후 보장도 안 되는 취업보다는 창업을 권합니다. 그러나 그 길은 어렵고 말그대로 "죽기 살기로"해야 한다고 합니다. 그 대신 더 쉬운방법이 있는데 주식투자 남의 성공에 올라타는 것입니다. 회사를 소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저자는 주식투자사업을 하는 것으로 인식합니다. 경영을 모르는 일반인들은 창업을 하기보다는 이미 잘 나가고 능력 좋은 경영자가 있는 회사의 주식을 사서 주인이 되라는 거죠. 그러려면 주인의식을 갖고 회사의 본질 가치가 훼손되지 않는 한 주식은 쉽게 팔아서는 안된다고 합니다. 

  저자는 개인이 시장을 예측하고 이기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주장하는데 이런 맥락에서 기술투자나 모멘트 투자에 매달리기 보다는 회사의 본래 가치를 파악해서 주식을 사고파는 일을 줄이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회사 경영에 본질적 문제가 없다면 평생 팔지 않을 회사가 좋다고 말하며 배당이 있는 경우 더더욱 그렇다고 합니다. 그 대신 회사의 본래 가치를 평가하기 위해서 재무제표를 해석하는 능력을 따로 키워야 한다고 말합니다. 

03 투자를 시작하기 위한 조건을 마련하라

  사실 위와 같이 투자를 하기 위한 최소한의 조건이 있습니다. 투자를 위한 마중물을 모으는 것입니다. 저자는 최소한 1억원의 돈이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모은 돈이 1억 원이 되어야 비로소 투자로 10억 도 100억 원도 만들 수 있는 기초 자금을 마련한 것입니다. 이 과정을 거치기 위해서 저자는 책 곳곳에 힌트를 반복적으로 제시하는데 몇 가지를 뽑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1. 복리의 비밀을 잘 이해하기

2. 돈은 중력의 힘을 가진다

3. 같은 돈이라도 돈마다 품질이 다르다

  첫 번째로 저자는 복리의 위력을 강조합니다. 재테크를 위해서는 복리로 인해 자산이 시간에 따라 어느정도로 폭증할 수 있는지 이해해야 합니다. 이를 이해하고 있을수록 그 사람은 작은 돈을 허투루 쓰지 않게 됩니다. 그 돈이 시간에 따라 어느 정도로 불어나는지 알기 때문이죠. 그래서 신용카드는 복리를 생각한다면 절대로 사용해서는 안 되는 것으로 책 곳곳에서 강조합니다.

  두 번째로 돈은 중력의 힘을 가진다는 것입니다. 흔하게 사용되는 말로 "돈이 돈을 번다"는 말이 있죠. 저자는 1000만원을 모았다면 그다음 1000만 원 그리고 그다음의 천만 원을 모으는 것이 점점 쉬워진다고 합니다. 왜냐하면 처음의 천만 원은 오롯이 자신의 노동으로만 벌어야 하지만 천만 원이 생긴 뒤에는 그 천만 원과 노동하는 자신이 함께 일한다고 말합니다. 그래서 1억 원을 모으게 된다면 10억 원 100억 원은 꿈이 아니라고 주장합니다.

  세번째로 저자는 같은 돈도 서로 다른 질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가 생각하기에 높은 질을 가진 돈은 오랫동안 묵혀두어도 되는 돈입니다. 저자는 본래 가치를 파악한 뒤 투자하는 것을 선호하기 때문에 주식은 최소 5년 부동산은 10년을 바라보고 투자합니다. 이 기간이 최소 조건이며 그래서 주식투자를 하기 위해서는 최소 5년 간 사용처가 없는 돈이 있어야 합니다. 낮은 품질의 돈을 투자에 이용했을 때는 마음이 조급 해지며 결국 투자금을 이용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그는 5년의 시간을 기다릴 수 없는 돈은 투자금으로 사용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합니다. 그런 돈이 없다면 우선 그 시간을 견딜 수 있는 돈을 먼저 만들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4. 우선 돈을 벌기로 마음 먹기

  4번은 특히 저에게 영향을 준 부분입니다. 목표 설정은 어떤 일에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라 돈에도 해당된다는 것이 너무도 당연하지만 신선하게 다가왔습니다. 저자는 물질적 준비만을 이야기하지 않고 마인드 셋도 강조합니다. 부자가 되는 것 돈을 버는 것에 대해서 부정적인 생각을 바꿔야 하고, 무엇보다도 명확한 수준의 돈(ex 천만 원)을 목표를 가져야 한다고 말합니다. 너무나 당연한 말이지만 돌이켜 보면 저는 저자가 말하는 높은 수준의 돈을 목표로 둘 엄두는 하지 못했습니다. 단순히 열심히 하면 돈이 모이겠지라고 생각할 것이 아니라 구체적인 목표를 잡고 그에 맞춰 생활을 조정해야 하는 겁니다. 그래서 특정 수준으로 돈을 모은다는 생각 자체를 목표로 잡아 본 적이 없는 저에게 이 책은 의미가 있었습니다.

04 나가면서..

  저는 지금까지 돈을 벌 생각을 해본 적이 없습니다. 한 때는 저의 전공으로 벌어먹을 생각을 했습니다만 학업 중단 후에 확인한 현실은 학자금 대출 이자였습니다. 저도 모르게 삶이 저당 잡혀 있었고 30대 초반에서야 현실을 깨닫게 된 거죠. 말도 안 되는 빚에 돈을 모을 생각은 애초에 포기하다시피 했습니다. 돌이켜보면 돈을 모으기 위한 저자의 조언 반대로만 살아왔습니다. 제가 이제껏 해왔던 일은 하기 싫은 것을 미래 자산까지 끌어다 부으면서 진행한 것입니다. 그래도 1년간 방황하면서 하고 싶은 일도 찾았고 이제는 어떻게든 돈이란 것을 모을 상상을 해보게 되었습니다. 이것이 이 책이 저에게 준 가장 큰 선물이 아닐까 합니다. 


참고자료
김승호(2020). 돈의 속성. 파주시:스노우폭스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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