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식업으로 성공하는 노하우, [백종원의 장사 이야기] 그리고 [식당을 한다는 것]

2020. 12. 16. 16:04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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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비 관련자가 이런 책을?

  전 요식업에 '요'자도 모르고 당장은 가게를 열 자본도 욕심도 없는 사람입니다. 경험이라고 해봐야 아르바이트 경험이 전부죠. 그런데 이런 책을 관심에 둔 이유는 형편없는 사장 밑에서 일했기 때문입니다. 가게에서 일어나는 반복적인 문제들을 분석할 능력이 없는 분이었고 그래서 발생하는 문제들을 아르바이트생 개인의 문제로 생각했습니다. 어차피 일하는 건 본인이 아니니 개인 탓으로 돌리고 말았다고 판단할 수도 있지만 그렇게 보기에는 본인 스스로 받는 스트레스도 상당해 보였습니다. 무능한 사장 밑에서 일하는 것은 단순히 일 외에도 상당한 스트레스를 유발하기 때문에 저는 곧 그만둔다는 말을 하게 되었죠. 한 시간을 붙잡고 보내지 않다가 안 되겠다고 판단했는지 나중에는 가게 운영에 대한 조언을 가르쳐 달라고 하더라고요.

"저런 사람도 가게 운영을 하는데..."

  이를 계기로 요식업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백종원의 골목식당"을 다른 시각으로 즐기게 되었죠.

기대 이하의 책 -「식당을 한다는 것」

  책, 「식당을 한다는 것」전자책 기준으로 188페이지로 많은 내용 같지만 사실 책의 두께에 비해서 건질 정보는 많지 않습니다. 대개 이런 책의 문제가 갖고 있는 문제인데 (1) 누구나 할 수 있는 뻔한 이야기를 한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그 뻔한 이야기를 하면서도 (2) 예시와 결과에 대한 인과성이 명확하지 않은 부분이 많습니다. 또한 불필요해 보이는 정보가 많고 (3) 정작 중요한 정보가 불필요한 정보들 속에 숨겨져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특히 5장부터는 거의 맛집 탐방기 수준이라 지면 낭비가 심각합니다. 

  그나마 참고할만한 이야기들은 다음과 같은데 (1) 주방과 홀을 장악하고 있어야 한다. 일반적으로 직원들은 다른 식당에서도 이미 일한 경험이 많기 때문에 직원이 사장을 무시하고 요령을 피우기 쉽다고 합니다. (2) 업무 동선을 최대한 간결하게 만들어라. 간결한 방식으로 인건비와 여러 지출을 줄일 수가 있다고 합니다. 저자의 언어로는 "고등학생을 한 시간 가르쳐서 요리가 손님상으로 나갈 정도가 되어야 한다"라고 합니다. 다소 불친절 한 책이지만 중요한 정보는 분명 있으며 빼먹는 건 독자의 몫이긴 합니다.

  그러나 앞서 설명했듯이 이 책이 전달하려던 요식업의 어려움은 잘 전달되지 않았습니다. 특히 마지막 부분의 맛집 탐방기의 나열을 보고 나서는 건방진 생각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요식업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절로 들게 되었습니다. 뭔가 잘못되었다는 생각이 들었고 책 한 권을 더 참고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바로  「백종원의 장사 이야기」입니다. 

골목식당은 장사 이야기의 실전 편 -「백종원의 장사 이야기

  「백종원의 장사 이야기」를 읽고 나서는 사실 「식당을 한다는 것」을 읽는 것이 불필요한 일이라고 느껴졌습니다. 백종원의 책이 모든 면에서 상위 호환이었고 다른 정보가 필요할까 싶을 정도로 장사하면서 일어날 수 있는 문제들에 대해서 디테일한 예시를 들면서 주의를 줍니다. 의외로 <골목식당>에서 자주 볼 수 있었던 사장의 태도나 성실성 문제 그리고 위생 문제와 같은 기본적인 것들은 소개되지도 않아 시간을 덜 수 있습니다. 

기본도 못지키는 가게가 많았다.

  읽다가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메모한 수많은 팁이 있지만 굳이 한 가지 키워드를 찾는다면 "스트레스"입니다. 장사 이야기에서는 일을 하는 사장 본인의 스트레스뿐만 아니라 일하는 직원의 스트레스를 줄이는 데에 필요한 요소들이 무엇인지 여러 차례 설명되어 있습니다. 사장의 입장에서는 명확한 휴일을 둘 것을 권장하고 있고 한쪽으로 듣고 한쪽으로 흘리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직원의 스트레스를 줄여야 할 필요성은 이직 문제 때문입니다. 그래서 다음을 고려해야 한다고 합니다. 

01 인테리어 시 되도록 주방의 크기를 줄이고 직원의 휴식공간을 마련하는 게 좋음

02 동선을 효율적으로 만들기 위해 집기 배치에 신경 써야 함

03  다양한 메뉴는 조리 스트레스를 높이기 때문에 때로는 매출보다 메뉴 수를 줄여야 함

  위의 세 가지 요소는 모두 직원의 스트레스를 낮추기 위해 신경 써야 할 것들입니다. 스트레스는 자기도 모르게 쌓이는 것으로 대부분은 정확한 스트레스의 원인을 알지 못합니다. 백종원은 절대로 직원은 힘든 것을 힘들다고 바로 말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래서 동선과 휴식 업무 난이도를 항상 신경 써서 효율적으로 해야 한다고 합니다. 특히 01번은 직원의 스트레스도 문제지만 홀에서 직원이 쉬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는 점에서도 중요한 요소입니다. 03 은 매출을 생각했을 때 의아할 수 있는 주장이지만 백종원은 추가 조리 시 많은 사람이 필요하거나 조리 난이도가 높은 메뉴는 맛과 판매를 떠나 실패한 메뉴라고 주장합니다. 이외에도 정말 많은 팁이 있지만 기록해두고 싶은 것은 사음과 같습니다. 

04 불가피하게 모방이 쉬운 음식을 팔 경우에는 낮은 마진 정책을 유지하면 경쟁자 진입을 막을 수 있다.

05 나중에 수정하더라도 처음 상호명을 지을 때에는 주력 음식명을 더 강조하는 게 좋다. Ex) 역전우동

06 재고손실이 쉬운 메뉴는 실패한 메뉴다.

07 재고는 그날 판매할 량의 1.5배가 적당하다. 그 이상은 신선도도 낮아지고 낭비가 된다.

  이외에도 수많은 팁들이 있습니다. 사장은 주방보다는 홀에 무게 중심을 두어야 한다. 상권은 여유가 있다면 무조건 좋은 상권이다. 등등... 특히 손님에게 서비스를 주는 것과 직원에게는 반복적인 포상을 주는 것을 권하지 않는 부분에 숨어있는 심리학적 근거는 재미를 주었습니다.

  이 책을 읽기 전에는 골목 식당으로 충분하지 않을까?라고 생각했지만 골목 식당에서는 음식 맛을 제외한다면 정말 상식적인 부분에서의 미달을 지적하는 장면들이 많이 나옵니다. 반대로 생각하면 상식을 지키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생각해 보게 됐네요. 요식업을 시작하는 사람이라면 무조건 직접 읽어보시는 것을 권합니다. 

참고자료
권세윤(2020). 식당을 한다는 것. 센시오:학지사.
백종원(2018). 백종원의 장사이야기. 서울:서울문화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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